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뽁짝대는 취미 바구니/찰칵 찰칵

마음이 닿는 버스 정류장

해죠 2017. 10. 1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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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가을...요즘 끼고 다니는 똑딱이 카메라와 함께한지 벌서 3일째가 되네요.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 보니 주변의 모든 것들이 

사진의 소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평소에는 특별할 것 없었던 저의 주변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습관이 생긴같다.

근데 그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나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오늘 하루 찍었던 모든 사진을 확인하고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이순간이 너무 행복합니다.

그리고 기대했던 것 보다 사진이 잘 나온 사진을 발견하는 기쁨란 설명할 수 없다.

이 기분과 가장 비슷한 경험으로는 낚시의 손맛과 비슷한것 같다.

낚시의 손맛을 이야기 하니 불현 듯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어렸을 적 낚시를 좋아하는 아빠와 함께 첫 낚시여행갔었던 경험이다. 

아버지는 부러진 낚시대로나에게 맞는 낚시대를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무역사업이 바빠지면서 같이 낚시여행하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봄 방학때 어렵게 시간을 내서 나와 함께 낚시여행을 갔다. 

맨 처음에는 낚시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루 종일 아무런 말 없이 저수지 물위에 떠 있는 낚시찌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이 지루하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래서 맨처음에는 낚시여행이 반갑지 않았었다. 

하지만 아버지 옆에 앉아 떡밥을 만드는 것 부터 갯지렁이를 바늘에 꿰고 낚시바늘을 강 위에

띄우는 과정을 배운 후에 저수지 물위에 성공적으로 띄어진 나의 낚시대의 찌 움직임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낚시 찌에 집중한지 30분 채 지나지 않았을때 나의 낚시찌가 아래로 움직이는 순간 내가 

낚시대를 들어 올린 순간 나의 손바닥 만한 참붕어가 올라왔다.

그 순간의 손 맛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첫 손맛을 함께 기뻐해주신 

아버지의 표정 역시 내 머리속에 남아 있다.

그 이후 방학이 되면 아버지와 함께 서울 근교 저수지 근처로 낚시여행을 즐기곤 했다. 


사진과 낚시의 차이점이라고 하면 나의 삶이 기록되는 듯한 기분이다.

취미로 시작하기 잘했다. 돈도 안들지만 자기 만족도는 굉장히 큰 것 같다. 


오늘은 두시간 일찍 퇴근하는 길에 가방 속 카메라를 생각하니 그냥 집에 들어가기가 아쉬웠다.

그래서 무작정 집가는 반대 방향의 아무 버스를 닸다.

어느 정도 지나니 노오란 은행나무가 내 눈을 사로 잡았다.


나는 평소 버스를 탈 때 맨 앞 자리에 앉곤한다. 기사님 뒤 앞자석에 앉아가면 마치 내가 버스를

운전하는 기분이들고 반대 쪽 맨앞좌석에 앉으면 승용차 조수석에 앉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기분이 않좋거나 집에 들어가기 싫을때 음악을 들으며 종종  했던 버스 드라이브이다.

종점에서 다시 같은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다. 


오랜만에 하는 버스드라이브를 하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노오란 가을 꼬까옷을 입은 은행나무 가로수를 보니 너무 아름다웠다.

그래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버스 안에서 닳아 빠진 나의 똑딱이 디카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버스가 신호에 걸리는 순간을 기다리고 찍은 사진이다. 

어찌나 버스가 덜컹거리던지 기사님이 원망스럽기까지 했지만 

결국엔 버스 안 은행나무 가로수 길 샷을 담을 수 있었다...

과연 의지의 한국인라 아닐 수 없다, 열약한 버스 안에서 위 사진과 같은 베스트 샷을 담아낸

내 자신이 굉장히 기특했다.

 

그렇게 내 맘이 닿는 버스 정류장에 내렸다. 근처에는 동네 그린공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을 풍경에 홀리듯이 나의 발걸음은 근린공원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여유롭게 공원에서 나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을 내자신에게 그동안 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스스로에 게 미안한 순간이었다.

흐드러지는 단풍안의 나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기분까지 들어 황홀했다, 

이렇게 오늘 마음 닿는 버스 정류장에 내려 나만의 시간을 보냈다,

내가 내린 버스정류장의 이름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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