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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바구니/일상

쌀국수는 친구들과 후루룩 먹야야 제맛

해죠 2017. 12. 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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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나는 지독한 코감기에 걸렸다.

평소에 환절기가 되면 알레르기성 비염증상이 심해 고생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체력적으로 무리를 한 탓일까? 알레르기성 비염과 감기가 같이 걸린 것이다. 출근이 힘들 정도로 감기 증상이 힘들었지만 투철한 책임감과 프로정신으로 나의 사명을 다했다.

그랬지만 이렇게 아픈데도 일해야 하는 내가 갑자기 너무 처량하게 느껴졌다.

이러한 기분을 위로 받고자 고등학교 친구들이 있는 깨톡방에 하소연을 했다.

콧물과 눈물이 흘러 오타가 작렬했지만 친구들은 아프고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식사약속을 잡았다.

솔직히 몸이 너무 안좋아서 가기 싫은 맘이 들었지만, 나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준 친구들의 마음을 무시할 수 없어 아픈 몸을 이끌고 합정역으로 향했다.

정말 너무 아팠다. 눈물 콧물 찔찔... 지하철에서도 나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약속장소는 합정역 근처에 위치한 에모이!! 

평소에도 내가 좋아하는 베트남식 쌀국수를 잘하는 곳이라고 친구가 정한 장소다.

길치에다가 아픈 몸이라 이 약속 장소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말 친구들에게 미안한데 몸이 넘 아파서 못가겠다고 전화하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합정역까지 와서 그냥 돌아가는 것이 왠지 모르게 억울한 것 같아 네이년 지도와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어렵게 도착했다.

가게 안에 친구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자 마자 뭔가 마음에 위로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순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은 고등학생 때 처럼 맑고 순수한 웃는 표정으로 나를 반겨주었다.

눈물과 콧물로 부운 내 얼굴을 장난기 어린 말로 장난치며 위로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지치고 힘든 마음에 따뜻한 이불이 덮혀지는 기분이 들었다. 

처음으로 마음이 따스해지는 느낌이들었다. 솔직히 친구들을 꽤 오랜만에 만났지만 

어제 만난 것처럼 편하고 좋았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순간 만큼은 나만의 착각이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은 내가 오기 전까지 주문을 미룬 상태였다. 그래서 내가 자리에 앉아마자 

따뜻하고, 향기로운 자쓰민 차가 나왔다.

개인적으로도 차를 좋아하는 나지만 이날은 코가 막혀서 자스민의 향을 느낄 수 없었지만 어느때보다 따뜻한 차 한잔이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약속 장소를 찾느라 추운 바람을 많이 맞은 영향인 듯하다. 

자스민이 담긴 주전자가 너무 이뻐서 잔이랑 같이 훔쳐오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났다.

이런 나의 맘을 눈치챈 나의 친구들은 "너 이거 가져가고 싶다고 생각했지?"

라고 하며 나를 당황시키며 놀려댔다. 난 아프면서도 찻잔과 차주전자를 탐낸 내모습이 멋쩍어 아니라고 큰소리로 우겨봤지만 나의 친구들을 나의 흥분된 모습을 더 즐기며 놀렸다. 역시 나의 친구들은 나의 눈빛만 봐도 알아채다니 정말 이 친구들과의 세월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친구들과 웃고 수다를 떠는 사이 주문한 음식들이 하나둘 나왔다.

어린시절 우리는 식당에 가면 다양한 메뉴를 시켜 나눠 먹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면서 주관이 또렷해지면서 인지 각자 원하는 메뉴를 시켜 먹는다.

그러면서 내가 지난 추억을 떠올리면서 이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친구들은 모두 그 추억에 공감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 친구는 " 나는 고등학생때 너희들이랑 밥 먹을 때 매운것을 싫어하는데, 억지로 먹어야하는 상황이 종종 있어 조금 불편한 점이 있었어"하며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말에 괜히 뜨끔했다. 매운 음식을 고집했던 이가 나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친구에게 괜히 나 때문에 먹느라 힘들었겠다 미안해라고 말했다.

그러자 친구는 이렇게 말해주었다. "괜찮아 너가 좋으면 됐지 뭐~ 맨 날 그런것도 아니구" 하며 웃는 친구가 어찌나 이뻐보이던지....

그러면서 친구는 그때 그것이 불편하다고 느낀 자신이 어려서 속이 좁았던 것 같다말했다. 

이런 친구들이 있어 정말 나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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