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뽁짝대는 취미 바구니/찰칵 찰칵

고양이의 보은

해죠 2018. 10. 4.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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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가게 앞 고양이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흑석동에 살기 전에 집값이 싸기로 유명한 양천구 신월동에서 2년간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살았었다.


내가 살았던 집 근처에는 제법 규모가 있는 재래시장이 두 곳이 있었다.

그중 우리집 앞에 있던 신월 시장을 자주 가곤 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대형마트는 제품을 구입하기 보다는 구경과 눈요기하러 가는 경우가 많고

진짜 장을 볼때에는 위 사진과 같은 재래시장이 더 선호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조부모님 슬하에서 자란 것이 재래시장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어렸을 적 저녁 준비를 위해 할머니 손을 잡고 좁고 비좁은 재래시장 골목골목을 

다니던 추억이 많기 때문이다.


밤인데도 불구하고 북적 부적한 사람들과 나를 귀여워라 하는 상인 아줌마 아저씨가

가득한 곳이다.


김을 구워서 파는 가게에 가면 주인아주머니는 내가 넘 귀엽다며 맛있게 갓 구운 김한

장을 기꺼이 내주시곤 했다. 그 김맛은 잊을 수 없다.

그럼 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신 우리 할머니는 구운 김 한 봉지를 구입한다.


지금보면 어마어마한 김가게 아주머니의 상술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과일집에 가면 내가 가장 좋아라 하는 오렌지 또는 귤 바나나를 썰어셔 

맛볼 수 있었다. 

그중 우리 할머니와 친분이 두터웠던 곳은 덕순 할머니의 슈퍼마켓이었다.


90년 대 초 100평 정도 되는 슈퍼마켓은 그 동네의 사랑방의 역할도 했던 것 같다.

그곳에서는 심심풀이 화투도 치시고 같이 주전부리를 먹으며 수다를 떠시도 했다.

나는 할머니와 동네 아주머니들의 수다소리를 들으면서 잠에 든적도 있다.


특히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이 빵빵 틀어져있어 열대야 속에 힘들어 하는 나를 데리고 초져녁에 같이 먹을 간식으로 떡이나 부침개 한접시를 들고 가곤 했던 기억 있다. 


그럼 덕순 할머니께서는 아이스크림 냉장고에서 프리미엄 콘아이스크림이었던 월드콘 하나를 꺼내서 내게 주셨다. 


그리고 내가 워낙 자주 가다보니 그 슈퍼마켓에는 내 전용 자리와 스케치북과 갖가지 연필 볼펜 싸인펜등이 있을 정도였다.


추억이 많은 재래시장이기에 어른이 된 지금도 재래시장을 좋아한다.


위의 사진은 내가 신월동에서 살았던 때에 사진이다.


이 날은 회사에서 야근을 한 후 집에서 먹을 저녁거리라고 쓰지만 사실은 야식인

시장 통닭을 사기 위해 찾은 저녁 늦은 시간의 신월시장의 모습이다.


아쉽게도 이날 시장통닭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여서 좀더 걸어서 시장안에 있는 분식점을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던 중에 마주한 고양의 모습이다. 


그것도 생선 가게 앞의 고양이라니... 그것도 벌교 꼬막 앞에 앉아 생선들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그모습이 나는 여간 당황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당황스러웠던 이유는 혹시 생선가게 사장님의 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고양이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양이가 혹여나 생선을 훔쳐가지 않을까? 하는 염려때문이었다.


나는 이 고양이를 한참 쳐다 보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고양이는 나를 전혀 신경쓰지 않았었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전혀 없던것이다.


이 모습을 보신 생선 가게 사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이 녀석 지금 우리 가게

지켜주는 거에요. 다른 길고양이 못오게" 그래서 그 말 뜻을 이해 하지 못하고

나는 " 사장님께서 키우는 고양이인가요? 물었더니 아니라고 했다.


사장님께서는 이 고양이가 새끼였을때 생선가게 상자안에서 버려진채 있었다고했다

그래서 너무 가여워서 우유 먹였다고 그리고 종종 가게를 찾아 오면 

바지락 살 또는 생선손질하고 남은 생선부위를 챙겨주셨다고 했다.


거의 죽을 뻔했던 아기 고양이가 저렇게 커서 자기에게 처음으로 음식을 주었던

사장님에게 고마웠는지 생선가게 장사를 마무리할 시간에 이렇게 앞에 앉아있다고 했다.


그이유는 이 생선 가게는 사장님 혼자 운영하시곳이라 장사를 마무리할때 잠시 잠깐 한눈을 팔때 동네 길고양이들이 와서 생선을 훔쳐갈때도 있다는 것이었다.


근데 이녀석이 이렇게 앞에 앉아 있고 나서는 다른 고양이들이 얼씬도 하지 않더라고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이 그유명한 고양이의 보은인 것인가?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님들은 다들 아실 것이다 고양이의 보은은 고양이가 자기를 보살펴 주는 주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자신이 잡은 벌레 또는 쥐등으로 보답하는 것이다.


고양이의 보은의 종류는 정말 다양하다. 나도 예전에 고양이를 키운적 있었다.

당시 우리 고양이의 선물은 생선가게 고양이처럼 감동스럽지 않았다.


우리 고양이는 내가 일어나는 침대 머리 맡에 자기가 잡은 바퀴 벌레 또는 침대 밑에 있던 양말등이 있었다. 

근데 이때 고양이 보은은 받았을때 리액션? 반응이 중요하다. 

보은을 받을 후에 칭찬을 해주것이 좋다. 

하지만 나는 당시 고양이의 보은에 대해 몰랐던 때라 아침에 일어나 마주한 죽은 바퀴벌레는 결코 반갑지도 고맙지도 않아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우리 고양이는 단단히 삐져 한 달은 나를 무시했다. 


아무튼 난 신월시장 생선가게의 고양이를 단단히 오해한 것이다. 

그래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내가 그렇게 오랜시간 쳐다봐도 전혀 게의치 않았던 것이 아니였을 것이다.

그 고양이는 얼마나 불편했을지 생각해보니 미안하기도 했다.  


이상 오늘은 내가 살던 신월동 재래시장 생선가게의 아름다운 고양의 보은이야기

와 나의 재래시장의 추억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 시간이었다.


오늘 저녁으로 흑석시장에 가서 고등어 조림을 먹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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